포항이혼전문변호사 퇴임하는 노태악 대법관 “사법부 디딤돌은 사법권 독립과 국민 신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민종 작성일26-03-08 08:24 조회30회 댓글0건본문
포항이혼전문변호사 노태악 대법관이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며 “우리 사법부의 디딤돌은 사법권의 독립과 국민의 신뢰 두 가지”라고 밝혔다. 사법부가 거센 개혁 요구를 마주한 상황에서, 사법부 구성원들에게 국민 신뢰를 회복해 독립을 지켜나가길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법관은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사법권의 독립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법관에게 주어지는 특권이나 혜택은 더욱 아니다”라며 “오직 재판이 공정하게 이뤄지는 것을 보장함으로써 법치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하여 궁극에는 국민의 법적 평화와 행복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법권의 독립은 그 자체를 추구한다고 해서 달성되는 것은 아니고,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함께 공정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을 때 제대로 실현될 수 있다”고 했다.
노 대법관은 사법개혁 3법 시행에 대한 우려도 언급했다. 그는 “설마 하는 우려가 현실이 되는 상황을 마주하며 마음이 무겁다”며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고, 존경받을 때까지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정치적 분쟁을 정치권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사법부에 떠넘기는 ‘정치의 사법화’도 지적했다.
노 대법관은 “정치의 사법화는 지금처럼 양극화된 사회에서 결국은 사법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며 “사법의 결론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어느 한쪽의 비난과 공격을 피해 나가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 가운데서도 법관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내야 한다”며 “법관에게 용기라는 덕목이 점점 더 크게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노 대법관은 사법부의 핵심 가치가 어디까지나 ‘법’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법관은 끊임없이 시대의 변화를 바로 보면서 시대와 호흡을 같이 해야 하고, 그 고민의 결과는 우리가 내리는 판결에 투영돼야 한다”며 “그렇지만 변화하는 시대에도 포기할 수 없고 지켜내야 하는 핵심적 가치가 있음은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원의 판결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하지만 법률 해석에는 사법의 본질이라는 뛰어넘을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가 ‘법의 지배’라는 원칙을 포기하지 않는 한 말이다”라고 말했다.
노 대법관은 1984년 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16기로 수료했다. 1990년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사로 임관해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등으로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3월4일 대법관에 취임했다. 2022년 5월부터 제22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겸직했다.
‘36주 임신중지’ 경험을 유튜브에 올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산모 권모씨(27)에게 1심 재판부가 살인죄를 인정했다. 법원은 권씨가 태아가 죽는다는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알고 있었다면서도 “2019년 4월11일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폐지 이후 국회의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여성의 자기결정권 행사에서 공백과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며 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4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권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하며 이같이 밝혔다. 권씨의 수술을 진행한 병원장 윤모씨(81)에게는 징역 6년과 벌금 150만원을 선고하고 범죄수익 약 11억5000만원을 추징했다. 집도의 심모씨(62)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세명에게는 아동 관련 기관에 5년간 취업을 제한하는 명령도 내렸다. 환자를 소개하고 알선비를 챙긴 브로커 한모씨는 징역 1년, 배모씨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권씨는 2024년 6월 유튜브에 ‘총 수술 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란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보건복지부가 경찰에 권씨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 수사 결과 윤씨와 심씨는 임신 34~36주차인 권씨의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해 태아를 출산하게 한 뒤 냉동고에 넣어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씨는 권씨의 진료기록부에 ‘출혈 및 복통 있음’이라고 적어 사산한 것처럼 허위 내용을 기재하고,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혐의도 받았다.
권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낙태 수술이 배 안에서 태아를 사산시켜 나오게 하는 것인 줄 알았다”며 살인 범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권씨에게 “모든 인간은 헌법상 주체로, 모체에서 갓 태어난 태아에 대한 생명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권씨가 태아 심박수가 정상인 것을 알고 있었던 점, 사체 처리에 동의한다는 서류에 서명한 점, 어떤 과정을 거쳐 사산했는지 관심 갖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미필적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봤다.
권씨 측은 2019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수년째 입법이 되지 않아 제대로 된 의료 조치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했다고도 주장했지만, 이 역시 배척됐다. 재판부는 “수술 당시 태아가 인공 배출돼 살아있는 사람이 된 이상 낙태죄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보인다”며 낙태죄와 상관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은 유튜브 구독자를 늘려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살해 과정을 담은 유튜브를 올렸고, 우리 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다”며 “절대적인 가치인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범행은 피해 회복이 불가능하며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입법 공백에 따른 혼란 등은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관련해 참작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1999년생의 미혼 여성이고 임신 말기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시 소득과 재산이 없었으며 오랜 기간 가족들과 연락하지 않고, 자신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남성과 교제하는 것 외에 사회적 유대관계가 없었다”며 “임신·출산·육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고, 어머니가 될 자신뿐 아니라 자녀마저 불행해질 거라고 판단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여성들은 여전히 임신과 출산으로 많은 불이익을 겪고 있고, 육아에서 남성보다 큰 부담을 안는다. 이는 성차별적 관습과 가부장적 문화, 열악한 교육 환경에 의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전문가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받고 정신적 지지를 얻으며, 국가가 임신 등 과정에서 장애가 되는 사회·경제적 조건을 개선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타났을 것”이라며 “피고인의 결정이 비록 살해로 이어졌으나 제반 사정을 보면 무작정 비난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선고 이후 권씨 측 김명선 변호사는 “살인 고의는 없다는 객관적 증거는 충분했는데, 내심의 의사에 대한 추측에 기댄 판결이라 매우 아쉽다”며 “항소 여부를 따져보겠다”고 했다. 이어 “제왕절개와 관련해 태아가 언제 형법상 사람으로 인정되는지는 명확한 판례가 없다. 재판 과정에서 약물 주입을 이용해 태중에 있는 태아를 사산되게 한 뒤 제왕절개로 배출하는 절차도 있다”며 “그런데 태아가 살아있을 수 있다면 사람에 대한 살인이 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큰 성공을 거둔 서양 로맨스 프랜차이즈에 주인공으로 발탁된 한국계 배우. 한 편의 신데렐라 스토리가 저절로 상상되는 문장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브리저튼4>를 본 시청자라면, 이번 시즌 주인공 소피와 그를 연기한 배우 하예린(28)을 그러한 납작한 설명으로 가둘 수 없다는 걸 느낄 테다.
<브리저튼>은 19세기 초 영국 상류사회를 배경으로 명망 있는 브리저튼 가문 8남매가 사랑을 찾는 여정을 그린다. 2020년 공개된 시즌1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이 프랜차이즈의 네 번째 시즌은 가문의 차남 베네딕트(루크 톰슨)의 러브 스토리다. 위선적인 사교계에 질려 있던 베네딕트는 하녀 신분의 소피의 야무지고 순수한 매력에 매료된다. 하지만 정식으로 구혼할 수 없는 신분 차이가 둘 사이를 가로막는다.
<브리저튼> 시리즈는 현재의 인종다양성을 시대극에 반영한 캐스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시즌1의 남자 주인공에는 흑인 영국 배우 레제 장 페이지가, 시즌2 여자 주인공에는 인도계 영국 배우 시몬 얘슐리가 발탁됐다. 한국계 호주인인 하예린은 <브리저튼> 시리즈가 동양계 배우를 주인공으로 섭외한 첫 사례다. 그는 매력적인 저음의 목소리로 사랑스러우면서도 어른스러운, 자신만의 소피를 연기해냈다.
“소피는 위트 넘치고 똑똑한 하녀죠. 겉모습은 강하지만 속은 연약한 이중성이 있는 인물이라 연기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브리저튼4> 흥행을 맞아 한국을 찾은 하예린이 4일 서울 중구 한 공간에서 기자들에게 말했다. 호주에서 나고 자랐으나, 한국 계원예고를 다니다가 호주 국립극예술원에서 연기 공부를 한 그는 한국어 실력도 뛰어났다.
하예린과 <브리저튼>의 인연은 급작스레 시작됐다. 한국에 있는 어머니 집을 찾았던 어느날, 에이전트에게서 ‘<브리저튼> 오디션이 있는데, 24시간 안에 장면 두 개를 찍어 제출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하예린은 “당연히 답이 안 올 줄 알고 아무 생각 없이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며칠 뒤 화상회의가, 또 며칠 뒤에는 남자 주인공 루크 톰슨과의 대사 합을 보는 화상 리딩이 잡혔다. 또 며칠의 기다림 끝에 ‘시즌4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하예린은 옆에 있던 어머니와 “눈물 흘리며 소리지를 정도로” 기뻤다고 한다.
7년 간 배우 생활을 했던 하예린에게 <브리저튼> 촬영장은 “그 어떤 현장보다도 평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곳”이었다. 브리저튼의 원작인 줄리아 퀸의 소설에서 소피의 성씨는 ‘베켓’이다. 캐스팅이 결정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작진은 하예린에게 너무 당연하게 “베켓처럼 ‘B’로 시작하는 한국 성씨를 추천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백’이 비슷하게 들려서 바로 생각났어요. 그렇게 바로 결정됐는데, 내 한국인 정체성에 맞는 성으로 바꾸는 걸 제작진이 당연히 여겨줘서 고마웠죠.”
<브리저튼>은 로맨스 장면의 높은 수위로도 유명하다. 그 점이 우려스럽기도 했다. 하예린은 “미디어에 비춰지는 여성의 몸에 대해 누구나 비판할 권리가 있는 것처럼 굴기도 하지 않냐”며 “한국은 특히 서구세계보다 미의 기준이 엄격한 면이 있어서, 저도 제 자신의 몸에 대해 (사회가 정해 놓은) 특정한 방향으로 재단하기도 했다”고 했다.
하지만 노출 및 베드신 촬영 시 배우를 보호하면서도 제작진이 촬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전문가인 ‘인티머시 코디네이터’의 존재가 그 걱정을 불식시켰다. 그는 “인티머시 코디네이터가 수위 높은 장면을 마치 하나의 안무인 것처럼 짜주었고, 배우 뿐 아니라 스태프들도 현장에서 안전함을 느낄 수 있게 최선을 다해줬다”며 “그 존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예린은 배우 손숙의 외손녀이기도 하다. 어릴 적 1년에 한 번씩 한국을 들어올 때마다 보게 되었던 ‘할머니’ 손숙의 공연은 그가 배우를 꿈꾸게 된 이유 중 하나다.
호주와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동양계 배우로서 <브리저튼>과 같은 큰 시리즈에 출연하게 된 것에 대해 하예린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순전히 운이 좋았던 건 아닐까, 이 운이 다하는 건 아닐까 두려움도 있다”면서도 그는 “업계의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동양인 재현에 있어서 할리우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도 그는 유색인종 배우들을 대하는 업계의 태도가 조금씩 변하는 것을 체감한다고도 했다. “이전보다는 공평함이 생겼어요. 꼭 주연은 아니더라도, 동양인 배우인 제게 오디션 기회가 점점 더 주어진다는 데에서 그 변화를 느낍니다.”
<브리저튼>의 무도회장에서는 다양한 인종이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춘다. 하예린은 “<브리저튼>은 피부색이나 다른 외적 요인으로 상대방을 판단하지 않는 사회를 잘 그려낸다고 생각한다”며 “편견과 인종차별이 없는 사회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사회이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노 대법관은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사법권의 독립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법관에게 주어지는 특권이나 혜택은 더욱 아니다”라며 “오직 재판이 공정하게 이뤄지는 것을 보장함으로써 법치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하여 궁극에는 국민의 법적 평화와 행복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법권의 독립은 그 자체를 추구한다고 해서 달성되는 것은 아니고,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함께 공정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을 때 제대로 실현될 수 있다”고 했다.
노 대법관은 사법개혁 3법 시행에 대한 우려도 언급했다. 그는 “설마 하는 우려가 현실이 되는 상황을 마주하며 마음이 무겁다”며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고, 존경받을 때까지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정치적 분쟁을 정치권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사법부에 떠넘기는 ‘정치의 사법화’도 지적했다.
노 대법관은 “정치의 사법화는 지금처럼 양극화된 사회에서 결국은 사법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며 “사법의 결론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어느 한쪽의 비난과 공격을 피해 나가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 가운데서도 법관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내야 한다”며 “법관에게 용기라는 덕목이 점점 더 크게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노 대법관은 사법부의 핵심 가치가 어디까지나 ‘법’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법관은 끊임없이 시대의 변화를 바로 보면서 시대와 호흡을 같이 해야 하고, 그 고민의 결과는 우리가 내리는 판결에 투영돼야 한다”며 “그렇지만 변화하는 시대에도 포기할 수 없고 지켜내야 하는 핵심적 가치가 있음은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원의 판결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하지만 법률 해석에는 사법의 본질이라는 뛰어넘을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가 ‘법의 지배’라는 원칙을 포기하지 않는 한 말이다”라고 말했다.
노 대법관은 1984년 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16기로 수료했다. 1990년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사로 임관해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등으로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3월4일 대법관에 취임했다. 2022년 5월부터 제22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겸직했다.
‘36주 임신중지’ 경험을 유튜브에 올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산모 권모씨(27)에게 1심 재판부가 살인죄를 인정했다. 법원은 권씨가 태아가 죽는다는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알고 있었다면서도 “2019년 4월11일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폐지 이후 국회의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여성의 자기결정권 행사에서 공백과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며 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4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권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하며 이같이 밝혔다. 권씨의 수술을 진행한 병원장 윤모씨(81)에게는 징역 6년과 벌금 150만원을 선고하고 범죄수익 약 11억5000만원을 추징했다. 집도의 심모씨(62)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세명에게는 아동 관련 기관에 5년간 취업을 제한하는 명령도 내렸다. 환자를 소개하고 알선비를 챙긴 브로커 한모씨는 징역 1년, 배모씨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권씨는 2024년 6월 유튜브에 ‘총 수술 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란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보건복지부가 경찰에 권씨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 수사 결과 윤씨와 심씨는 임신 34~36주차인 권씨의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해 태아를 출산하게 한 뒤 냉동고에 넣어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씨는 권씨의 진료기록부에 ‘출혈 및 복통 있음’이라고 적어 사산한 것처럼 허위 내용을 기재하고,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혐의도 받았다.
권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낙태 수술이 배 안에서 태아를 사산시켜 나오게 하는 것인 줄 알았다”며 살인 범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권씨에게 “모든 인간은 헌법상 주체로, 모체에서 갓 태어난 태아에 대한 생명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권씨가 태아 심박수가 정상인 것을 알고 있었던 점, 사체 처리에 동의한다는 서류에 서명한 점, 어떤 과정을 거쳐 사산했는지 관심 갖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미필적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봤다.
권씨 측은 2019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수년째 입법이 되지 않아 제대로 된 의료 조치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했다고도 주장했지만, 이 역시 배척됐다. 재판부는 “수술 당시 태아가 인공 배출돼 살아있는 사람이 된 이상 낙태죄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보인다”며 낙태죄와 상관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은 유튜브 구독자를 늘려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살해 과정을 담은 유튜브를 올렸고, 우리 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다”며 “절대적인 가치인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범행은 피해 회복이 불가능하며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입법 공백에 따른 혼란 등은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관련해 참작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1999년생의 미혼 여성이고 임신 말기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시 소득과 재산이 없었으며 오랜 기간 가족들과 연락하지 않고, 자신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남성과 교제하는 것 외에 사회적 유대관계가 없었다”며 “임신·출산·육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고, 어머니가 될 자신뿐 아니라 자녀마저 불행해질 거라고 판단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여성들은 여전히 임신과 출산으로 많은 불이익을 겪고 있고, 육아에서 남성보다 큰 부담을 안는다. 이는 성차별적 관습과 가부장적 문화, 열악한 교육 환경에 의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전문가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받고 정신적 지지를 얻으며, 국가가 임신 등 과정에서 장애가 되는 사회·경제적 조건을 개선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타났을 것”이라며 “피고인의 결정이 비록 살해로 이어졌으나 제반 사정을 보면 무작정 비난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선고 이후 권씨 측 김명선 변호사는 “살인 고의는 없다는 객관적 증거는 충분했는데, 내심의 의사에 대한 추측에 기댄 판결이라 매우 아쉽다”며 “항소 여부를 따져보겠다”고 했다. 이어 “제왕절개와 관련해 태아가 언제 형법상 사람으로 인정되는지는 명확한 판례가 없다. 재판 과정에서 약물 주입을 이용해 태중에 있는 태아를 사산되게 한 뒤 제왕절개로 배출하는 절차도 있다”며 “그런데 태아가 살아있을 수 있다면 사람에 대한 살인이 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큰 성공을 거둔 서양 로맨스 프랜차이즈에 주인공으로 발탁된 한국계 배우. 한 편의 신데렐라 스토리가 저절로 상상되는 문장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브리저튼4>를 본 시청자라면, 이번 시즌 주인공 소피와 그를 연기한 배우 하예린(28)을 그러한 납작한 설명으로 가둘 수 없다는 걸 느낄 테다.
<브리저튼>은 19세기 초 영국 상류사회를 배경으로 명망 있는 브리저튼 가문 8남매가 사랑을 찾는 여정을 그린다. 2020년 공개된 시즌1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이 프랜차이즈의 네 번째 시즌은 가문의 차남 베네딕트(루크 톰슨)의 러브 스토리다. 위선적인 사교계에 질려 있던 베네딕트는 하녀 신분의 소피의 야무지고 순수한 매력에 매료된다. 하지만 정식으로 구혼할 수 없는 신분 차이가 둘 사이를 가로막는다.
<브리저튼> 시리즈는 현재의 인종다양성을 시대극에 반영한 캐스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시즌1의 남자 주인공에는 흑인 영국 배우 레제 장 페이지가, 시즌2 여자 주인공에는 인도계 영국 배우 시몬 얘슐리가 발탁됐다. 한국계 호주인인 하예린은 <브리저튼> 시리즈가 동양계 배우를 주인공으로 섭외한 첫 사례다. 그는 매력적인 저음의 목소리로 사랑스러우면서도 어른스러운, 자신만의 소피를 연기해냈다.
“소피는 위트 넘치고 똑똑한 하녀죠. 겉모습은 강하지만 속은 연약한 이중성이 있는 인물이라 연기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브리저튼4> 흥행을 맞아 한국을 찾은 하예린이 4일 서울 중구 한 공간에서 기자들에게 말했다. 호주에서 나고 자랐으나, 한국 계원예고를 다니다가 호주 국립극예술원에서 연기 공부를 한 그는 한국어 실력도 뛰어났다.
하예린과 <브리저튼>의 인연은 급작스레 시작됐다. 한국에 있는 어머니 집을 찾았던 어느날, 에이전트에게서 ‘<브리저튼> 오디션이 있는데, 24시간 안에 장면 두 개를 찍어 제출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하예린은 “당연히 답이 안 올 줄 알고 아무 생각 없이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며칠 뒤 화상회의가, 또 며칠 뒤에는 남자 주인공 루크 톰슨과의 대사 합을 보는 화상 리딩이 잡혔다. 또 며칠의 기다림 끝에 ‘시즌4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하예린은 옆에 있던 어머니와 “눈물 흘리며 소리지를 정도로” 기뻤다고 한다.
7년 간 배우 생활을 했던 하예린에게 <브리저튼> 촬영장은 “그 어떤 현장보다도 평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곳”이었다. 브리저튼의 원작인 줄리아 퀸의 소설에서 소피의 성씨는 ‘베켓’이다. 캐스팅이 결정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작진은 하예린에게 너무 당연하게 “베켓처럼 ‘B’로 시작하는 한국 성씨를 추천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백’이 비슷하게 들려서 바로 생각났어요. 그렇게 바로 결정됐는데, 내 한국인 정체성에 맞는 성으로 바꾸는 걸 제작진이 당연히 여겨줘서 고마웠죠.”
<브리저튼>은 로맨스 장면의 높은 수위로도 유명하다. 그 점이 우려스럽기도 했다. 하예린은 “미디어에 비춰지는 여성의 몸에 대해 누구나 비판할 권리가 있는 것처럼 굴기도 하지 않냐”며 “한국은 특히 서구세계보다 미의 기준이 엄격한 면이 있어서, 저도 제 자신의 몸에 대해 (사회가 정해 놓은) 특정한 방향으로 재단하기도 했다”고 했다.
하지만 노출 및 베드신 촬영 시 배우를 보호하면서도 제작진이 촬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전문가인 ‘인티머시 코디네이터’의 존재가 그 걱정을 불식시켰다. 그는 “인티머시 코디네이터가 수위 높은 장면을 마치 하나의 안무인 것처럼 짜주었고, 배우 뿐 아니라 스태프들도 현장에서 안전함을 느낄 수 있게 최선을 다해줬다”며 “그 존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예린은 배우 손숙의 외손녀이기도 하다. 어릴 적 1년에 한 번씩 한국을 들어올 때마다 보게 되었던 ‘할머니’ 손숙의 공연은 그가 배우를 꿈꾸게 된 이유 중 하나다.
호주와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동양계 배우로서 <브리저튼>과 같은 큰 시리즈에 출연하게 된 것에 대해 하예린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순전히 운이 좋았던 건 아닐까, 이 운이 다하는 건 아닐까 두려움도 있다”면서도 그는 “업계의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동양인 재현에 있어서 할리우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도 그는 유색인종 배우들을 대하는 업계의 태도가 조금씩 변하는 것을 체감한다고도 했다. “이전보다는 공평함이 생겼어요. 꼭 주연은 아니더라도, 동양인 배우인 제게 오디션 기회가 점점 더 주어진다는 데에서 그 변화를 느낍니다.”
<브리저튼>의 무도회장에서는 다양한 인종이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춘다. 하예린은 “<브리저튼>은 피부색이나 다른 외적 요인으로 상대방을 판단하지 않는 사회를 잘 그려낸다고 생각한다”며 “편견과 인종차별이 없는 사회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사회이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