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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음주운전변호사 [점선면] 전쟁으로 삶을 도둑맞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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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민종 작성일26-02-26 04:19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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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음주운전변호사 오늘(24일)은 바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전쟁이 시작된 지 4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결사 항전으로 맞섰고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며 러시아의 영토 야욕을 규탄하고 제재를 가해왔는데요. 종전 협상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고, 사상자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숫자로만 기록되는 사상자 데이터 뒤에는 평범한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긴 사람들이 있습니다. 경향신문은 러·우 전쟁 4년을 맞아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았는데요. 이들은 지난 4년 동안 어떤 일상을 보냈을까요? 오늘 ‘에디터픽’은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2022년 2월24일(현지시간) 오전 4시.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에 살고 있던 언론인 이리나 셰우첸코(45)는 격렬한 폭발음에 남편과 함께 잠에서 깼습니다. 아파트 창밖을 바라보니 인근 비행장 일대가 이미 불길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그는 이를 두고 “완전히 초현실적인 느낌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극도의 스트레스에 목이 타들어 가는 듯한 갈증을 느꼈습니다.
바로 이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을 개시한 날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은 거론됐지만 현실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전쟁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부부는 반려묘를 데리고 하르키우를 떠나야만 했습니다. 내륙으로 향하는 도로는 극심한 정체로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날 밤이 되어서야 친척이 사는 마을에 겨우 도착했습니다. 일주일 뒤 다시 서쪽으로 이동했고 사흘에 걸친 피란 끝에 대피소에 몸을 의탁했습니다. 두 달 후에는 또 다른 최전선 도시로 거처를 옮겨야만 했습니다.
전쟁이 시작된 지 4년이 지났는데요. 그는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부부는 지금도 전쟁 한가운데서 살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을 어떻게 표현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희망도 없는 삶, 도둑맞은 삶”이라고 답했습니다.
2023년 6월27일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동부 크라마토르스크의 식당 ‘리아 피자리아’를 공격했습니다. 식사 중이던 민간인들 가운데에는 릴라 트로히메츠(30)와 남동생 로만도 있었습니다. 남매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눈앞에서 친구와 종업원들이 희생되는 모습을 목격해야 했습니다.
트로히메츠의 삶은 전쟁으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바차타 춤(라틴 댄스 장르 중 하나)과 노래를 즐기고 음악 밴드 활동을 하는 청년이던 그는 이제 아버지와 함께 영국에서 픽업트럭과 구급 후송 차량을 들여와 전선 지역까지 직접 운전해 전달하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결혼도 아이를 가질 기회도 누리지 못한 채 전선에서 스러진 20대 친구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의 일상 역시 크게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물과 전기, 잠을 잘 수 있는 시간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과 친구가 곁에 살아 있다는 사실의 소중함을 절실히 확인하는 삶이 됐습니다. 러시아의 에너지 기반시설 집중 공격으로 인해서 전기와 난방 수도 공급이 수시로 끊기고 있다는데요. 그런 까닭에 시민들은 충전 스테이션을 이용하거나 인버터 배터리를 구매하는 등 각자 방식으로 정전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는 “미사일이나 무인기(드론) 공격뿐 아니라 끊임없는 위협과 수면 부족 속에서 살아가는 것 자체가 고문의 한 형태”라고 말했습니다.
드론과 미사일 공습 사이렌 발전기 소음까지…. 전쟁이 만들어낸 소리의 고통은 우크라이나 현지인들 모두 공통으로 언급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최전선 도시에 거주 중인 셰우첸코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날아다니는 러시아 드론과 10분 간격으로 울리는 공습 사이렌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셰우첸코는 “미사일이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분이다. 그 시간 동안은 아무도 숨을 쉴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2024년 초부터 하르키우와 키이우 등지에서 생활해온 비유럽 국가 출신 A씨(30대)도 밤마다 울리는 폭발음은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머리 위를 스치는 드론 소리는 몸이 먼저 반응하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그는 “누구도 전쟁에 진정으로 익숙해질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경제적 고통도 더해집니다. 현재 우크라이나의 최저임금은 약 200달러(약 28만원), 평균 임금은 300~400달러 수준입니다. 병사들의 월급도 400달러를 조금 넘는 정도라고 하는데요. 반면 실제 생계비는 600~700달러에 이릅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시민들이 짊어진 고통과 비용 피로와 불안이 겹겹이 쌓이며 삶의 무게는 점점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전쟁으로 도둑맞은 일상을 되찾으려면 해법은 단 하나뿐입니다. 어서 이 전쟁을 멈춰야 합니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에게 넘기라고 압박하는 등 종전 협상을 러시아에 유리하게 끌고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쏟아붓는 예산이 아까우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좀 가져가더라도 이 전쟁이 그저 빨리 끝나면 좋겠다는 입장인 거죠.
하지만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침략자가 점령한 땅을 내주고 전쟁을 멈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쪽에 치우친 중재안을 내놓을수록 우크라이나는 국내 반발을 우려해서라도 이 전쟁을 멈출 수 없게 되고요. 이에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 고위 관계자들은 전쟁이 1~3년 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키이우 시민 A씨는 “상황을 숫자로만 축소하지 말아 달라”면서 “드론의 수, 미사일의 수, 사상자의 수…. 그 숫자 하나하나 뒤에는 모두 사람이 있다”고 호소합니다. “전쟁은 늙은이들이 결정하고, 죽는 것은 젊은이들”이라는 미국 제31대 대통령 허버트 후버의 말처럼 전쟁은 권력자들이 결정하지만 그 결정으로 인해 지금도 평범한 시민들이 스러져가고 있다는 사실,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적으로” 경향신문 뉴스레터 <점선면>의 슬로건입니다. 독자들이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점(사실), 선(맥락), 면(관점)으로 분석해 입체적으로 보여드립니다. 매일(월~금) 오전 7시 하루 10분 <점선면>을 읽으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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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영국 국왕 찰스 3세의 동생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가 미국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하던 중 찍힌 사진이 15분간 내걸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정치캠페인단체인 ‘모두 일론을 싫어해’(Everyone Hates Elon)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루브르에 앤드루의 사진을 액자로 만들어 루브르 벽에 거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 사진은 앤드루가 지난 19일(현지시간) 공무상 부정행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약 11시간 만에 풀려나 귀가할 때 로이터통신이 촬영한 것이다. 차량 뒷좌석에서 몸을 뒤로 젖힌 앤드루는 넋이 나간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 단체는 액자 아래에 ‘그는 지금 땀 흘리고 있다’라는 제목도 달았다. 이는 2019년 엡스타인의 성 착취 연루 의혹을 받던 앤드루가 BBC 인터뷰에서 ‘앤드루가 나와 춤추다가 땀을 뻘뻘 흘렸다’는 피해자 발언과 관련해 본인은 의학적 이유로 땀을 흘리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을 조롱한 제목이다.
이 단체는 도발적 시위로 ‘억만장자와 그들의 정치인 친구들’을 겨냥해온 단체다. 이번 퍼포먼스에 대해 이 단체는 “이 상징적인 체포 사진을 걸어 세상이 앤드루 전 왕자를 어떻게 기억할지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루브르 박물관 직원들은 이 단체가 사진을 건 지 약 15분 만에 이를 떼어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는 엡스타인 관련 의혹으로 왕자 칭호 및 모든 훈작을 박탈당했다. 또 왕위 계승 서열 8위인 앤드루를 계승 서열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는 무역 특사를 지내던 중 기밀 정보를 엡스타인에게 유출했다는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박정원 명함은 종이가 아니라 헌옷 조각이다. 이메일 주소 등을 새긴 스탬프로 찍었다. 이 명함은 작업 일부다. 그는 헌옷으로 새로운 형태의 옷을 만든다. 수선은 “대체 불가능한 옷을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한 예로 아무리 세탁해도 지워지지 않는 와이셔츠 얼룩에 프릴을 달면 다른 옷이 된다. 수선 범위는 더 넓다. 헌옷을 해체해 가방, 컵 받침, 쇼파 커버, 신발, 모자에 천과 모래, 물감을 뒤섞은 ‘직물 액자’도 만든다. 직업을 묻는 사람들에게 그는 “수선 조형을 한다”고 답한다. 그 수선 조형에 관한 단상을 <직물을 잇고 조각을 수선합니다>(포르체)에 담았다.
언뜻 실용 책 같다. 수선에 관한 실용 팁을 넣었다. 서점 도서 분류도 ‘취미/실용/스포츠’ 하위 항목인 ‘자수/바느질’이다. 읽다 보면 ‘인문학/에세이’로 분류해도 좋을 법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박정원은 수선이란 말의 근원을 따지며 그 의미를 확장한다.
지난 4일 서울 금호동 작업실에서 만난 그는 수선의 정의를 두고 “실과 직물로 헌옷을 좀 더 낫게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한자어 수선(修繕)을 곱씹어보며 내린 정의다. 기울 선(繕)에서 ‘실(糸)로 기워 더 좋게(善) 하는 행위’를 확인했다. 닦을 수(修)는 갈고닦고, 탐구하며, 고치는 일을 가리킨다. “아귀를 맞춰 작동하게 하는 수리(修理)랑 다르죠. 수선엔 정해진 보편의 이치나 형태가 없어요. 실을 써 더 낫게 하면 그만입니다.” 수선할 때 옷을 처음 샀을 때의 형태를 고집하지 않는다. 그는 수선을 “비정형을, 무작위를 받아들이며 스스로 표현하는 일”로 본다. 책엔 이렇게 썼다. “나는 옷감을 기우는 수선이라는 행위를 통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을 돈 주고 사기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을 세상에 존재하도록 만드는 경험을 했다.”
박정원의 수선은 수선집에서 흔히 하는 작업에다 형태를 바꾸는 리폼, 자신을 표현하는 창작과 예술 행위를 포괄한다. 그는 수선을 “범위의 제한 없이 옷을 고쳐 새로이 하는 자유롭고 포용적인 작업”이라고 말한다. 이 일로 먹고 산다. 헌옷으로 만든 갖가지 것들을 온오프라인에서 판다. “팔리는 걸 만들어야지 하는 걱정보단 내가 재미있는 걸, 내 자신을 드러내는 걸 만들어야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작업실에서 ‘헌옷으로 콜라주 하는 워크숍(죠각 워크숍)’도 진행한다. 가끔 수선 특강도 나간다. 수강생들에게도 “개성을 지니는 게 뭔가 창피하거나 쑥스러운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그는 ”타인의 눈에 비치는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는 것인데 문제는 내가 자신을 드러내는 연습을 하며 살아오지 않았다. 워크숍은 이런 드러내기를 하는 시공간“이라고 했다. “‘그냥 만들었어요‘ 같은 가벼움을 찰나의 즐거움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도 말한다”고 했다.
이 수선 일을 한 뒤로 ‘새옷’을 산 적이 없다. 한때는 패스트패션에 빠졌다. IT업체에서 일할 때, 패션제풀을 만들어 팔 때다. “회사 다닐 때 누가 예쁜 옷 입으면 물어봐서 사고, 또 친구 따라 옷집에 갔다고 사고 그랬죠. 회사도 쇼핑몰, 백화점도 많은 명동이었거요. 그때 산 온 중 자주 입은 건 몇 벌 안 되요.” 충동 구매한 옷들은 지금은 ‘수선 조형’의 좋은 재료다.
책은 패스트패션에 대한 비판도 담았다. “패스트패션은 사계절 옷에다 봄 여름 사이, 가을과 겨울 간절기 옷까지 사이클이 돌아가요. 업체들은 필요하지 않아도 만들어 광고하고, 소비자들은 필요하지 않아도 사서는 또 버리죠. 과잉 생산, 과잉 폐기라는 악순환에 빠져든 거죠.” 책엔 “패스트패션은 빠른 유행을 수용하고픈 소비자를 위해 탄생한 것이 아니라, 빠르게 만들어 빠르게 팔기 위해 기업이 만들어 낸 시스템 전반이었다” “트렌드는 패션 시장이 만들어 낸 이상형의 교체 주기일 뿐이다”라고 적었다.
박정원은 “원래 몸을 보호하는 도구인 옷이 우상화의 도구가 됐다”고도 말했다. “패스트패션 사회가 되면서 우상화를 스스로 하기가 훨씬 쉬워진 거죠.”
박정원은 “시장이 정해 준 이상형이 아닌 나의 이상형을 조금씩 알아 가고, 점점 나만의 물건과 정체성을 찾아가며 이윽고 패스트패션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패션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며 패스트패션의 현실을 깨달았다. 이 일을 계속할지 고민했다. “어느날 스마트폰 액세서리 드로잉을 온라인에 올렸는데, 누가 그걸 만들면 사겠다고 하더군요.” 원단을 구해 액세서리를 만들어 팔았다. 그 즈음 물건을 팔거나 사지 않아도 재봉틀로 무언가를 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웃의 찢어진 옷을 기워 주고 돈을 조금 받아 밥 한 끼를 해 먹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어요.” 곁의 물건을 하나하나 고쳤다. 오래된 재봉틀도 하나 샀다. “판매할 의지라기보다 만드는 의지”로 헌옷 쇼핑몰을 창업했다. “그것이 팔리든 말든 무언가를 만들어 가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좋았다”고 했다. 비싸게 팔려고도 하지 않는다. 시간과 공을 들여 만든 헌옷 에코백은 수천원대에 팔기도 한다. 그는 “매출이 부족하면 내가 좋아하는 다른 일을 병행해 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원단을 구하러 간 동대문 시장에서 또 다른 현실을 깨달았다. 버클만 만드는 사람, 단추만 만드는 사람, 단추 문양 도안을 만드는 사람들이 그 일로 먹고 살았다. 동대문 봉제 생태계에 빠져들었다. 동대문역사도 공부하며 조선시대 훈련도감 군사들이 국가에서 받은 포목을 팔다 보니 동대문 주변에 포목 시장이 생겼다는 걸 알게 됐다. 호기심으로 미싱의 역사, 천의 역사, 패션의 역사에 갖가지 섬유 소재의 특성도 공부했다. 책은 이런 공부가 쌓인 결과다.
부제는 ‘저소비자 생활자를 위한 나만의 옷 수선’이다. 박정원은 ‘저소비’나 ‘친환경’이란 말을 내세우는 걸 주저했다. “나부터가 폴리에스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죠. 헌옷과 대안 소재를 주로 사용하지만 결국 만들어 판매하면서 소비를 부추기는 건 아닌지 자책도 해요. (탄소 발자국 남기는) 여행도 자주 가고요.”
박정원은 유기농 면을 써도 섬유를 염색하고, 물을 소비해야 한다는 점 등을 지적한다. “환경은 환경을 위한 수선서비스는 소비로 이어지는 마케팅이 되죠. 친환경 원단 자체가 친환경은 아니에요. 석유, 전기를 써야 하는 일이니까요. 석유를 얼마나 덜 써야 친환경일까 하는 생각이 들죠. 우리가 말하는 친환경이란 자연에 그나마 덜 해롭게라는 의미일 뿐입니다.”
수선도 “소비를 줄이기보다 폐기를 미루는 행위에 가깝다”고 본다. 박정원은 다른 의미에서 환경을 역설한다. “개인들의 지구적인 고요한 실천”이 결과적으로 “지구를 위하는 길과 맞닿”았다고 본다. “워크숍 멤버들은 환경을 위해 헌옷을 찾아낸 게 아니라, 워크숍 실습을 위해 헌옷을 찾아내고 나서야 안 입는 옷이 많다는 걸 알아차리죠. 노동의 고귀함을 알려고 수선을 시작한 것도 아닙니다. 호기심으로 돌린 미싱 기계의 섬세함에 손이 휘둘리고 나서야 손으로 직접 만드는 옷 무게를 알아차립니다.” 그는 “속도에 강요당하지 않는 순박하고 고요한 실천으로 직물과의 공생에 이른다”고 햇다.
패스트패션과 환경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시장의 속임수를 조금씩 눈치채기 시작할 때, 불필요한 소비가 줄고 불편한 진실을 둘러싼 우리 주변의 것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때 너무 거대해 접근하기 어려웠던 환경이라는 그 무엇은 비로소 내 곁의 땅과 풀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려면 온갖 재료와 다양한 만듦과 쓰임을 깨달아야 한다. 책엔 “재료와 존재를 상상하고, 손으로 일구는 원초적 행위로부터 수선, 그리고 환경은 시작된다”고 적었다.물건에 애정을 갖는 일도 중요하다. “물건을 애정하는 태도는 빠르게 흘러가는 산업사회의 불필요한 유혹으로부터 나를 덜 흔들리게 도와줄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무엇을 필요로 할까, 이를 아는 것으로부터 내 물건의 연대기는 시작된다.” 박정원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뒤로도 15년을 수선하며 사용한 부츠를 지금도 신는다. 그는 “나만의 물건 사용이란, 내 상황에 적합한 만듦새의 제품을 심사숙고해 선택하고, 선택한 제품을 마음껏 활용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마음껏 활용하는 일은 자연스레 대상을 애정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는 “내가 아끼고 애정을 주면 그게 아름다운 거로 생각한다”고 했다. 수선을 거치면 애착과 이야기가 생겨나기도 한다.
수선은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기도 하다. “내 몸의 장점을 발견하여 여기에 익숙해지는 것이 내 몸이 혐오로 어지럽혀지지 않는 둥그런 방법이다. 이것은 내 체형에 맞게 실로 기워 꾸미고 고치는 탐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몸은 드러나고, 나는 받아들이며, 결국 친애한다.”
박정원은 수선에 빠져 산다. “온종일 작업실에서 이것저것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죽을 때까지 이 일을 하려 한다. “세상과 연결된 느낌”을 지니려 가입한 ‘1365자원봉사’ 활동 때 고독사한 이의 무연고 장례에 자원봉사를 하러 갔다가 이런 결심을 했다. 그는 망자의 삶과 죽음, 고독을 생각하다 자신이 그런 상황에 놓인다면 어떻게 살아갈 용기를 얻지 하는 생각까지 나아갔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 닿은 게 죽을 때까지 나를 지탱해 죽어서도 나를 말해 주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었고, 이 일을 하다가 죽으면 괜찮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물질을 소유하지 않고도 즐기는 마음,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 탐구”인 내적 유희도 고민했다.
박정원은 이 죽음에 관한 단상도 ‘실용’으로 분류된 책에 넣었다. 이런 저런 단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지난해 4월 책 첫 편집자가 인스타그램 글을 보고 연락해 출판을 제안했다고 한다. 다른 글도 꾸준히 쓰는 게 있다. 바로 소설이다. “수년 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투고한 적도 있다”며 웃었다. 글쓰기도 그에겐 갈고닦고, 탐구하는 수선과도 같은 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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