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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신소 희생양 찾기, 정부 뒤로 숨기…‘쿠팡식 대응’ 코로나 감염 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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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민종 작성일26-02-11 00:19 조회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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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신소 [주간경향] “처음 확진자는 언제 나왔나요?”, “그분이 어느 쪽에서 일하셨나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하던 2020년 5월 25일 저녁 7시, 경기도 부천 쿠팡 신선 물류센터. 한창 일하던 노동자들을 한곳에 불러 모은 관리자에게 노동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관리자는 “모른다”, “개인정보라 말씀드릴 수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당시는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컸던 때다. 치료제도, 백신도 없었고, 1만1000여명이 감염돼 264명(2020년 5월 25일 기준)이 사망하는 등 치명적이었기 때문이다. 관리자는 “여기 계신 분들은 일차적인 접촉자가 아닌 거예요. 그건 제가 장담할 수 있어요. (동선) 다 파악했으니까”라며 안심시켰다. 그는 부천 물류센터에서 3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이 시간부로 물류센터를 폐쇄한다며 노동자들을 퇴근시켰다.
관리자의 호언장담이 무색하게 그다음 날부터 10여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나오는 등 쿠팡 물류센터발 확진자는 급증하기 시작했다. 최종적으로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만 노동자 84명이 감염되고, 그들의 가족 등 추가 전파자를 포함해 152명이 감염됐다. 확진된 노동자의 가족 중에는 코로나19에 옮아 몇 년간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신세를 지다 세상을 떠난 이도 있다. 5월 24일 오전에 노동자 2명의 확진 사실을 알고도 물류센터를 정상 가동한 쿠팡의 대처가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쿠팡 물류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 사건(이하 집단감염 사건)’의 골자다. 확진된 노동자들이 회사의 미비한 대처를 문제 삼아 쿠팡을 고소했지만, 검찰은 사건 처리를 끌다 2024년 말에야 불기소 처분했다. 최근 쿠팡 대책위원회는 ‘쿠팡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이하 퇴직금 사건)’을 수사하는 상설특검에 이 사건의 추가 수사를 의뢰했다. 대책위원회는 수사 외압 의혹이 있는 퇴직금 사건과 이 사건이 같은 시기, 같은 검찰청 지휘라인에 의해 처리됐다는 점에서 이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수사 외압이 있었는지를 의심한다. 설혹 수사 외압이 없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이 적정하게 처리됐는지를 의심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 검찰 내부의 이견은 없었다고 한다. 수사 외압 가능성은 낮은 셈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있다. 이 사건에 대한 쿠팡의 대응 방식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에서 보았던 쿠팡의 태도와 닮았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중국인 퇴직자’를 앞세웠다면, 이 사건에서는 ‘물류센터 내 최초 확진자’를 희생양 삼아 쿠팡을 ‘피해자’의 자리에 위치시키려 했다. 수사기관이 이 사건을 다룬 방식 또한 퇴직금 사건과 유사하게 쿠팡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어 있었다. 검찰은 쿠팡이 안전·보건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는지를 따지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코로나19 감염병을 ‘산업재해’로 보기 어렵다는 논리로 쿠팡의 손을 들어줬다. 사건의 피해자들은 기업의 잘못이 발생했을 때 적절한 수준의 사회적 제재에 실패한 것이 오늘날의 쿠팡을 만들었다고 본다. 사건을 되짚어봤다.
부천 신선 물류센터가 폐쇄된 지 일주일 만인 2020년 6월 1일, 20여명의 외신 기자에게 ‘서울의 새로운 슈퍼 전파자’라는 제목의 e메일이 발송됐다. “언론이 다루지 않은 내용”이라며 시작되는 이 e메일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카페와 마트를 방문하는 등 이 슈퍼 전파자의 부주의함으로 인해 친아들을 포함해 100명 넘는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e메일이 발송된 계정은 “걱정하는 서울(Concerned Seoul)”로, 익명성이 보장되는 e메일 서비스 ‘프로톤 메일’을 통해 발송됐다. 슈퍼 전파자는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된 40대 여성 A씨였다.
집단감염 사건에 대한 쿠팡의 대응은 여러모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닮은꼴이다. 쿠팡의 전 개인정보보호최고책임자(CPO) B씨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의문의 e메일을 보낸 건 쿠팡이다. 물류센터 폐쇄 이후에도 추가 확진자가 계속 나오면서 방역 당국은 쿠팡이 기본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쿠팡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표적을 최초 확진자에게로 돌리기 위해 제보를 가장한 e메일을 보냈다는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서 경찰이 용의자를 특정하기도 전에 중국인 전 직원을 유출자로 부각한 것과 유사하다. 희생양을 앞세워 여론의 공세를 피하려 한 것이다.
전 세계에서 확진자가 쏟아지던 시기에, 한국에 새로운 슈퍼 전파자가 나왔다는 내용이 외신에 매력적인 기삿거리였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런 아이디어가 어디서 비롯됐을까. B씨가 그 무렵 쿠팡 임직원들과 나눈 대화를 보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의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B씨는 그해 5월 30일 쿠팡의 한 직원과 나눈 메신저 대화에서 “C씨(쿠팡의 국제 홍보 책임자)가 e메일을 쓸 거고, e메일을 보낼 (외신기자) 리스트를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직원은 ‘어떻게 우리가 영어로 쓴 e메일이 한국 뉴스로 나오게 한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는 취지로 물었고, B씨는 “범(김범석 쿠팡Inc 의장)과 C씨와 통화하면서 확인했다. 그들 생각은 한국 언론이 자주 인용하는 영미권 매체에 이 이야기를 보도하게 해서, 한국 언론이 다루게 하자는 것이다. C씨는 일단 그렇게 되면 한국의 누리꾼들이 이를 확산하고 환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환자를 공격할 거라 본다”고 했다.
김범석 의장이 원래 냈던 아이디어는 더 공격적인 내용이었던 것 같다. 이어진 대화에서 B씨는 “알다시피, 어제 범이 ‘방임하는 엄마(negligent mother)’ 접근법을 밀어붙였다. 다행히 C씨가 장애아동의 엄마인 환자를 공격하지 말라고 설득했다. 그래서 우리는 아들은 언급하지 않고 그 부분을 빼도 된다”고 했다. 최초 확진자 A씨의 가족 관계까지 파악해 비난의 소재로 사용하려 했던 셈이다. 실제로 B씨가 공개한 당시 쿠팡 내부에서 만들어진 자료를 보면, A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페이스북 계정이나 블로그 글 등이 파워포인트 자료에 담겨 있다.
B씨는 정부의 수사 등을 대비해 ‘꼬리를 밟히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진 대화에서 “범이 이 사안이 쿠팡과 연관되는 것에 대해 극도로 불안해하고 있다. 우리가 국가 비상사태 한가운데 있는 데다가, 정부에서 ‘슈퍼 전파자’를 왜곡하는 것에 대해 불쾌할 수도 있다. 정부가 이걸 추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범은 추적이 불가능하도록 쿠팡 외부의 여러 단계를 사용해 신중히 e메일을 보내길 원한다”고 했다. C씨는 B씨에게 e메일 초고를 보여주면서 “나는 이 e메일이 상황을 우려하는 시민이 보낸 것처럼 쓰려고 했다”고 말했다. 쿠팡 자체적으로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위기를 벗어나려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쿠팡 측은 이에 대해 “왜곡된 주장을 하는 해임 임원은 연간 수십억원을 받는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중 직원에 대한 학대행위 및 신고자에 대한 보복행위로 해임됐다”며 “회사의 정당한 해고 조치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왜곡된 주장을 일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서처럼, 이 사건에서도 쿠팡은 ‘정부와 협의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책임을 축소하려 했다. 집단감염 사건에서 쿠팡은 2명의 확진자가 잇따라 나왔음에도 전체 7층 건물 중 한 층에 대해서만 작업 중지·방역 조치를 한 후 정상 가동했다. 그러나 쿠팡 노동자들은 손이 비는 사람이 그때그때 작업공간을 옮겨가며 작업을 했기에 충분한 방역이라 보기 어려웠다. 또 일부 접촉자들에게만 선별적으로 확진자 발생 사실을 알리고 출근하지 말 것을 통보했을 뿐, 다른 노동자들에게는 확진자 발생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세 번째 확진자가 나오고 나서야 확진자 발생 사실을 알리고 물류센터를 폐쇄했는데, 첫 확진자 발생 후 30시간 만에 내려진 조치였다. 쿠팡 측은 수사기관과 법원 등에서 늑장 대응 아니냐는 지적에 ‘보건소와의 긴밀한 협의하에 최대한 신속히 대응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문제는 이 같은 주장을 수사기관이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데 있다. 인천지검 부천지청이 2024년 11월 작성한 집단감염 사건 불기소 결정서를 보면 “당시 보건소는 세 번째 환자 발생 시 작업 중지를 하도록 했고 쿠팡에서 이에 대응한 조치를 했다”며 “사업주로서 안전 및 보건에 관해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사실관계는 다르다. 부천시 보건소는 2021년 9월 관련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던 법원에 이와 관련한 답변을 보냈는데 “당시 현장 방역 소독을 한 기간제 근로자로부터 확인 결과, 쿠팡 측 관리자와 공정 재가동에 대해 ‘협의’하거나 ‘이견이 없다’라고 말한 사실이 없다”며 “현장에서 방역 소독 이외에 공정 폐쇄, 가동 여부에 대한 견해를 제시할 수 있는 업무 권한이 없다”고 했다. 보건소가 첫 확진자가 나왔을 때 공정 재가동을 승인한 사실이 없을 뿐 아니라 세 번째 확진자가 나올 시 작업중단을 권고한 바도 없다는 얘기다. 검찰의 이 사건 처분 시점이 민사재판에서 보건소의 입장이 확인된 이후였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잘못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쿠팡에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이 검찰에서 처리되는 과정은 여러모로 ‘퇴직금 사건’과 유사하다. 퇴직금 사건처럼 고용노동부 부천지청은 쿠팡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고소인 측은 단 한 차례 조사하고 2년 넘게 사건 처리를 미루다 2024년 11월 불기소로 결론 내렸다. 쿠팡에서 일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노동자가 쿠팡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의 결과가 나오기 하루 전이었다. 문지석 부장검사-김동희 차장검사-엄희준 지청장으로 이어지는 지휘라인도 동일했다. 이어진 민사재판에서 법원은 “노동자들이 코로나19에 쉽게 감염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작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인정된다”며 쿠팡이 피해자에게 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수사 외압은 없었다 하더라도, 사건 처리가 적정하게 이뤄졌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노동부 부천지청은 코로나19 늑장 대처뿐 아니라 방한복 등 보호장비 미지급, 휴식 시간 미지급 등으로 쿠팡이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기소의견 송치했다. 부천 신선 물류센터는 신선식품 배송을 위한 시설로 노동자들은 냉장·냉동 창고에서 근무했다. 법상 냉장·냉동 창고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에게는 사업주가 개인용 방한복 등을 지급하고, 동상 예방을 위해 작업복이 젖으면 즉시 갈아입도록 조치하며, 적절한 휴식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그런데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이를 준수하지 않았다. 당시 부천물류센터에서 근무하다 코로나19에 확진된 D씨는 “방한복이나 안전화가 있긴 했는데 일하는 인원수에 맞지 않았다. 거기다 모두가 쓰는 공용이었는데 세탁을 하지 않아서 더러웠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자기 패딩이나 두꺼운 옷을 입고 가서 일했다”고 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작업복이 젖어도 갈아입을 작업복이 마땅치 않았다. 휴식 시간에 대해서는 “딱 1시간 밥 먹는 시간 제외하고 따로 휴식 시간은 없었다. 화장실 갈 때 화장실 간다고 이름 얘기하고 몇 시에 나간다고 적고, 들어와서는 몇 분에 들어왔다고 적곤 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검찰은 “단기간 근무하는 일용근로자가 많은 물류센터에서 근로자 모두에게 개인 소유 보호구를 지급할 것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작업복에는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입고 와서 작업을 하는 사복도 포함돼 사업주가 탈의실을 설치하고 여분의 보호구를 비치했다면 젖은 작업복 등을 갈아입을 수 있도록 조치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용직이 많다면 여분의 보호구를 더 많이 비치하고, 세탁 등 관리를 더 철저히 해야 했음에도, 일용직을 주로 채용하는 고용 형태를 쿠팡이 법을 어길 수밖에 없는 이유로 해석한 것이다. 노동자들의 ‘사복’이 ‘작업복’에 포함된다고 해석한 대목도 자의적이다.
휴식 시간에 대해서도 검찰은 “냉동창고 근무자들에게 휴식 시간을 제공하는 원칙을 두었다면 작업관리자들이 그 시간을 정확히 운영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피의자들에게 범행 의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고소인들 진술은 휴식이나 화장실 이용 시간이 길어지면 질책을 당했다는 것인데 그 진술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휴식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검찰이 이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 결정적인 이유는 코로나19가 산안법상의 ‘산업재해’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사건에서 ‘산업재해’를 작업장의 위험한 설비나 작업방식 등 작업장 안의 문제로 인해 발생한 위험으로 규정했는데, 바이러스 감염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쿠팡 물류센터에서뿐만 아니라 일하다 코로나19에 걸린 노동자들은 산재를 인정받고 산재보험에서 요양급여 등을 지급받은 바 있다. 검찰은 그러나 산재보상보험법상 ‘산재’의 의미와 산안법상 ‘산재’의 의미는 구분해야 한다고 봤다.
이 해석은 당시 공공기관들의 해석과도 배치된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2020년에 발간한 이슈리포트 ‘코로나19의 사회재난과 산업재해로서의 검토’를 보면 “코로나19는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질병에 속한다고 할 것이며 국가와 사업주는 노무를 제공하는 해당 영역·범위에서 질병을 예방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역시 산안법상 산재에 해당한다고 규정한 것이다.
더구나 쿠팡 물류센터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난 이유는 쿠팡의 작업방식과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노동자 D씨는 “포장하는 곳에서는 바쁘면 원래는 1명이 들어갈 공간에 2~3명이 들어가 다닥다닥 붙어서 일했다. 박스를 꺼내려고 허리를 숙이면 뒷사람과 엉덩이가 닿을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손이 빈다 싶으면 2층에서 일하는 사람을 4층으로 보내고, 4층에서 일하는 사람을 2층으로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작업방식 자체가 거리 두기가 어렵고, 밀접접촉이 불가피해 바이러스 확산도 빠르게 이뤄졌다는 얘기다.
형사 사건과 민사재판에서 쿠팡의 노동자들을 대리한 정병민 변호사는 “산안법은 산재를 예방하기 위한 법이고, 산재 예방을 위해 사업주가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다했는지를 따지는 법이다. 당시 코로나19는 치료 방법이 없는 법정 1급 전염병이었기에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더 엄격하게 해석했어야 한다. 코로나19가 산재가 아니라고 볼 근거도 없고, 그렇게 범위를 협소하게 해석할 이유도 없다. 최소한 해석상 의문이 있다면 법원에서 법률적으로 다퉈봤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지난해 경기도에서 구조된 야생동물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3820여마리로 집계됐다.
9일 도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에서 구조된 황조롱이와 수달, 삵 등 야생동물 수는 3821마리다. 2024년(3552마리) 대비 7.6%, 2023년(3034마리) 대비 25.9% 각각 증가한 것으로, 2년 연속 상승한 수치다.
이 중 조류가 2733마리(71.5%)로 가장 많이 구조됐고, 포유류가 1082마리(28.3%)로 뒤를 이었다. 파충류와 양서류도 소수 포함됐다.
구조 동물 가운데 천연기념물은 황조롱이 등 494마리, 멸종위기종은 매와 수달, 삵 등 173마리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자연 적응 훈련을 마치고 복귀했다.
야생동물의 주요 조난 원인은 ‘어미를 잃은 미아’가 41%로 가장 많았고, 전선·건물 충돌(20%)과 차량 충돌(7%)이 뒤를 이었다. 특히 ‘미아’와 ‘전선·건물 충돌’ 사례는 조류 번식기 전후인 5∼7월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으며, 실제 구조 건수도 이 시기에 가장 많았다. 차량 충돌은 고라니의 출산기(5∼6월)와 독립·번식기(10∼12월)에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야생동물을 발견했을 때는 섣불리 개입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어미와 잠시 떨어져 있는 새끼일 수 있으며, 동물에게 위협적인 상황은 사람에게도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는 “2005년 평택에 경기남부센터 설치 이후 2021년 연천에 북부센터가 설치되면서 동물 구조 수도 증가하고 있다”며 “신속한 구조 대응과 구조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민원인, 구조단체, 시군, 119안전센터와 협력체계를 갖춰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봉수 경기도 동물복지과장은 “산책 중 날지 못하는 어린 새나 다른 새끼 동물을 발견했다면 바로 구조하는 것보다는 센터로 전화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며 “야생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건강한 생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더욱 책임감 있게 구조·복귀 체계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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