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명품쇼핑몰 두쫀쿠 먹을 돈으로 주식 사라? 코스피 5000시대, 투자로 내몰린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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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민종 작성일26-02-09 00:55 조회11회 댓글0건본문
하지만 모든 국민이 주식 투자를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국내 상장사의 주식을 보유한 국내 개인투자자는 1410만명이다. 다시 말하면 3700만명가량은 주식 투자를 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모든 국민이 주식 투자를 할 수도 없다. 주식 투자를 하려면 돈, 정보, 시간이 있어야 한다. 자산 규모가 클수록 수익률이 높다.
정작 성실히 일한 사람이 잘살 수 있는 사회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를 전전하는 한 청년은 코스피 5000시대에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자발적 선택이 아닌 포기”라고 했다. 다른 청년은 “투자와 자산이라는 이름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지워지고, 소외되고 있다”고 했다.
“코스피 5000은 모르겠고 달걀이 한 판에 8000원 합니다. 채소도, 쌀도 비싸고. 슈퍼마켓에 가기가 무서워요.” 코스피 5000으로 생활에 변화가 있느냐고 묻자 A씨(29)에게 돌아온 답이다. A씨는 병원에서 일하며 돈을 벌지만 높은 물가 때문에 힘들다고 했다. A씨는 식재료를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사기 위해 주말 새벽 재래시장에 가고, 옷 구매는 빈티지 숍을 이용한다. 5년을 일했는데 계약직이라 1년에 한 번씩 직장을 옮겼다. 대학 학자금 대출은 아직 남아 있다. A씨는 현재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다. 투자할 돈이 없다. A씨는 “부모님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1인 가구를 유지하려면 주식에 투자할 수가 없다. 버는 돈은 대부분 생활비로 나간다. 저축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A씨는 “학자금 대출을 갚아도 주택담보 대출을 받아야 한다. 이 사회에서 대출 없이 살 수 있을까 의문”이라고 했다. 그에게 주식 투자는 먼 이야기다.
가구조립 일을 하는 B씨(32)는 몇 년 전 주식을 했지만 정작 주가가 오른 최근엔 주식을 못 하고 있다. B씨는 “주식을 하려면 재무제표도 봐야 하고 공부를 해야 하는데 그럴 여유가 없다. 하루 12시간을 일하는데 퇴근하면 아무것도 못 한다”고 했다. B씨는 새벽 4~5시쯤 집에서 나간다. 물류센터에서 가구를 싣고 배송, 조립을 하면 저녁 8~9시가 된다. 가구조립 노동자들은 형식적으로는 가구회사에서 운송을 위탁받은 하청업체와 계약한 개인사업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하는 특수고용노동자에 해당한다.
청년들 사이에선 노동소득만으로 풍족한 삶을 살기 어렵다는 것은 이미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여겨진다. 더 무서운 현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것이다. C씨(26)는 소규모 회사에 취직해 일했는데 트라우마 때문에 1년 넘게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고립은둔 청년으로 지냈다. 회사에선 계약서를 쓰지 않고 정해진 기간 없이 일을 시켰다. 매번 다른 일을 시키면서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고용할 수 없다고 했다. 한 달에 150만원을 받았는데 유급휴가는 없었다. C씨는 “새로운 일을 구할 자신은 없고, 잘 못 한다고 지적받는 게 반복되면서 많이 지쳤다”며 “어느 순간 더 이상 일을 못 할 지경이 됐다”고 했다. 우울증에 빠진 C씨는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막막하고 무서워 그냥 쉬었다. 그렇게 그는 ‘쉬었음 청년’이 됐다.
국가데이터처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말 기준 ‘쉬었음 청년’은 71만명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기업에서 일하는 청년 수(157만명)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중소 사업체에서 일하는 청년 수(741만명)는 역대 최소로 쪼그라들었다는 통계도 나왔다. C씨는 주식 투자를 안 하고 있는 것이 자발적 선택보다는 포기에 가깝다고 말했다. C씨는 “애초에 비축해놓은 돈도 별로 없지만, 돈이 주식 투자로 묶이는 것이 부담스럽고 투자했다가 날리게 됐을 때의 불안감이 크다”며 “만약 여유자금이 있었다면 투자해볼 마음이 있었겠지만 망하면 생활비가 날아간다는 게 너무 크게 다가온다”고 했다. 지역에선 아르바이트도 구하기가 어렵다. 지역에 거주하는 대학생 D씨(23)는 “아르바이트도 경력직을 원하고, 경력이 없어도 되는 일자리엔 지원이 엄청 몰린다. 면접도 못 볼 때가 있고 면접까지 봐도 떨어지는 일이 많았다. 음식점 아르바이트 같은 것만 겨우 뽑힌다”고 했다.
자산이 없는 사람에게 주식시장의 위험도는 더 크게 느껴진다. E씨(36)는 조선소와 배달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주식 투자를 했는데 3배를 벌었다가 거의 다 날아가는 것을 본 뒤 ‘이건 안 되는 거구나’ 생각하고 현재는 주식을 안 한다. “투자를 하지 않으면 손실은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E씨는 “공부를 하면 돈을 벌 확률이 높아지겠지만 주식시장 구조상 개미 투자자가 대자본을 이길 수 없는 게임”이라며 “그런 것들은 공부 영역이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F씨(29)도 ‘원금 손실에 대한 리스크’를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자본시장연구원 자료를 보면 코로나19와 주식 투자 붐이 한창이던 2020년 3~10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신규투자자 3명 중 2명(62%)은 손실을 봤다. 신규투자자 중 54%가 2030세대였다. 연구진은 스스로의 능력이 우월하다는 과잉 확신, 주식 투자를 일종의 대박 기회로 인식하는 성향으로 인한 잦은 거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저평가된 국내 자본시장을 끌어올리고 건강한 기업에 자금을 댄다는 점에서 주식시장 활성화는 필요한 정책이다. 문제는 정부가 개인의 주식 투자를 장려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불평등 해소에 대한 논의는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영섭 금융과미래 대표는 통화에서 “흔히 주식을 할 때 여윳돈으로 하라고 하는데 중산층 이하의 청년들, 시민들이 여윳돈이 어디에 있겠느냐”며 “여윳돈이 아닌 돈, 없으면 큰일 나는 돈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고 엄청난 규모의 사람들이 주식시장에 삶을 저당 잡혀 있다. 커다란 자산에 가려져 죽어나는 개미들은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주식시장의 과실이 국민 전체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게끔 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등의 조세정책이 필요하지만, 정부는 주식 투자 하나만 보고 있다”고 했다. 금투세는 2020년 여야 합의로 국회에서 법이 통과돼 시행을 앞두고 있었지만 이후 정치권은 시행을 거듭 미뤘고, 2024년 12월 시행도 전에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 개발로 노동의 가치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사회서비스를 어떻게 분배할지, 기본소득이 가능할지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이런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결국 정부는 뒷짐을 지고 개인의 노력에 맡겨져 있다 보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먹을 돈으로 주식 사라’는 말까지 나오며 논쟁이 붙었다. A씨는 “두쫀쿠가 비싸다고는 하지만 1만원이 안 된다”며 “맛있는 것을 먹고 취미에 쓸 비용까지도 전부 주식에 투자해야 노후에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는 뜻으로 읽혀서 무섭다”고 했다. 2020년 코로나19 당시 주식 붐 때 주식 투자를 하다가 지금은 하지 않는다는 대학생 G씨(26)는 “청년들이 주식 투자를 시작한다고 해서 삶이 안정될지 잘 모르겠다”며 “장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그에 대한 책임을 ‘네가 재테크를 안 해서 그렇다’ ‘네가 자기계발서를 읽고 노력을 안 해서 그렇다’는 식으로 개인에게 전가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D씨는 “개인의 소소한 행복을 폄하하면서까지 주식을 권유하는 분위기가 되는 것 같아 이상하다고 느껴진다”고 했다.
주식 투자를 한다고 해서 삶이 극적으로 나아지진 않는다는 게 H씨(31)의 말이다. H씨는 2020년 미국 주식에 투자하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미래에 대한 불안이 해소되진 않았다고 했다. H씨는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작동할 것이라는 신뢰가 깨져 있고, 이는 위험 투자로 청년들을 내몬다고 했다. 그의 말이다. “사기 치고 산 것도 아니고 30~40년 일한 노동자라면 노후에 비참하게 살 걱정은 없어야 하는 게 맞잖아요. 주거, 의료, 양육 같은 기본적인 것들이 충분히 보장될 것이라는 신뢰가 있다면 저도 투자하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국가는 열심히 일해서 은행에 저축한 사람들의 자산 가치를 지켜주는 것 같지 않고, 앞으로도 안 지켜줄 것 같아요. 이런 환경에서 저 같은 개인에게는 위험자산 투자가 일정 부분 ‘강제’되는 거예요. (미국 주식 투자로) 물가상승률을 따라가고 있으니까 조금 덜 불안한 것이지, 만약 그걸 못 따라가고 있거나 손해를 본다면 더 위험한 투자로 가지 않았을까요?”
주식 투자를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청년 세대의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주식 투자자인 청년이 기업의 잘못된 행위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자본친화적 성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G씨는 “투자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내면화하게 되는 가치관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면서 주식 투자와 거리를 두게 됐다”며 “청년들이 파업하는 노동자와 비슷한 입장에 놓여 있음에도 주가가 떨어지기 때문에 파업을 저지해야 한다는 논리로 자본의 편을 드는 게 그런 예”라고 했다. G씨는 “투자 논리는 대학 내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며 “대학이 기업화하고 학생회도 기업과의 제휴에 집중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이들은 탄압·관리하는 방식으로 다뤄지고 있다”고 했다.
주식 투자자들의 ‘위기가 기회다’ 논리 때문에 주식을 하지 않는 청년도 있다. I씨(27)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을 보면서 주변 사람들이 ‘지금 전쟁 일어났으니 (무기 사업을 하는) 한화 주식 사야 해’라면서 숫자에만 관심을 두는 것을 보며 회의감이 들었다”고 했다. J씨(30)는 최근의 주식 열풍을 보며 불쾌감을 느꼈다고 했다. J씨는 “(주식은) 부의 양극화를 띠는데 그런 부분은 크게 다뤄지지 않는 것 같다”며 “전쟁 무기를 개발하고 노동자를 착취하는 기업에 투자한 사람들은 기업의 이윤이 높아지기만을 생각하고 죽어가는 사람들과 노동자는 왜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청년들은 지금 국가가 무엇을 해주기를 바랄까. G씨는 “주거와 교육, 돌봄 등 일상을 구성하는 서비스가 개인의 투자행위로 전가되는 것이 아니라 기본권으로 확대됐으면 한다”고 했다. G씨는 “지난해 10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때 국제사회의 지도자들이 오가고 젠슨 황(엔비디아 CEO)이 치킨집 회동을 하면서 주식 투자자들이 환호했는데, 그 이면엔 베트남 이주노동자가 집중 단속으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며 “자본의 잔치 아래 평범한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이 어떤지를 직시했으면 한다”고 했다. C씨는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고 근로소득으로 먹고살기 불안하니까 주식을 하게 되는 것인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주식을 활성화하자고 하는 게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활성화되면 돈을 버는 소수의 사람, 투자받는 기업은 좋겠지만 주식을 안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느냐”며 “코스피 5000은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했다.
인공지능(AI)발 불안심리의 영향으로 코스피가 5% 넘게 급락하면서 6일 코스피에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 일시효력 정지)가 발동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6분 유가증권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고 공시했다. 매도 사이드카는 프로그램매도를 5분간 정지해 변동성을 완화하는 조치다. 코스피200선물이 전장 대비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 발동된다. 매도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코스피가 5% 넘게 급락했던 지난 2일 이후 나흘 만이다.
이날 오전 9시23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264.27포인트(5.12%) 급락한 4899.30에 거래되며 단숨에 4900선도 무너졌다. 삼성전자(-3.45%), SK하이닉스(-5.23%), 현대차(-5.53%) 등 시가총액 대형주가 일제히 급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코스닥도 장중 5% 넘게 폭락해 장중 1100선을 내줬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도와 위험회피 심리의 영향으로 환율도 상승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7원 오른 1472.7원에 개장해 시작과 동시에 1470원선을 넘어섰다.
테크업계 수익모델에 대한 우려에 미국 기술주가 급락하는 등 미국발 불안심리가 커진 것이 그동안 가파르게 오른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검찰개혁 여파로 여론의 이목을 끄는 주요 사건이 경찰로 몰리자 전담 수사 태스크포스(TF)가 난립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이란 긍정적 의견도 있지만, 특정 사건에 수사력을 집중하는 과정에서 일반 민생 사건이 상대적으로 도외시되거나, 무리하게 결과를 내놓으려다 수사를 그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경찰에는 검찰과 함께 구성한 ‘정교유착비리 합동수사본부’를 포함해 모두 7개의 전담 수사 TF가 꾸려져 있다. 경찰은 여기에 총 404명을 파견했다.
인원별로 보면 ‘정교유착비리 합수본’에 30명,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 군경합동조사 TF’에 27명, ‘3대 특검 특별수사본부’에 109명, ‘쿠팡 사태 TF’에 94명, ‘가덕도 테러사건 수사 TF’에 69명,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특별수사단’에 48명, ‘색동원 사건 특별수사단’에 27명이다.
이들 TF는 대부분 올해 1월에 만들어졌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나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장애인 시설 색동원 사건 등은 이미 이전부터 수사하고 있었는데 TF가 전담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이 때문에 정치적 관심 사안에 따라 TF를 급조해 핵심 수사 인력을 모두 빨아들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시·도경찰청 수사 부서와 TF 파견 근무 경험이 있는 팀장급 경찰관 A씨는 “TF에는 어느 정도 수사를 할 줄 아는 이들을 선발해야 할 텐데, 일선 팀에선 1~2명이라도 빠지면 공백이 매우 크다”며 “TF가 너무 중구난방으로 생기다 보니 혹시 불려갈까 봐 걱정하는 분위기가 주변에 많다”고 말했다. 또 “이미 오래 진행 중인 사건을 TF가 다시 수사하면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생겨 무리한 수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게 수사해 나온 결론은 검찰이나 법원을 설득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그동안 검찰의 수사가 ‘예리한 칼’이고, 경찰은 ‘뭉툭한 칼’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모든 사건을 TF가 해결할 수는 없지만 선택과 집중을 분명히 하겠다는 태도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다만 수사력을 제대로 입증해야 한다는 부담도 경찰이 떠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전국에 수사 인력은 3만명이 넘고, 경찰청이나 시도경찰청의 직접 수사 부서 위주로 수사관을 선발했기 때문에 민생 범죄를 처리하는 데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법과 절차,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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