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전설투표 트럼프가 종신 의장, 1조5000억원 내면 영구 회원···유엔 근간 흔드는 ‘트럼프판 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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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민종 작성일26-01-22 20:18 조회43회 댓글0건본문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60여개국을 상대로 평화위원회 구성을 위한 초청장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외신에 공개된 이사회 정관 초안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위원회 종신 의장을 맡게 된다. 회원국 임기는 3년이며, 10억달러 이상의 현금을 낼 경우 영구 회원국 자격을 얻게 된다.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하고 다음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지지를 결의한 가자지구 평화구상에서 평화위원회는 가자지구 재건과 통치를 감독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정작 공개된 이사회 정관에는 가자지구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임무는 “분쟁의 영향을 받거나 위협받는 지역에서 안정을 증진하고, 신뢰할 수 있고 합법적 통치를 회복하며, 지속적 평화를 회복하는 것”과 “국제법에 따라 평화 구축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를 두고 유엔 등 국제기구에 회의적인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안보리를 대체할 미국 주도 기구를 만들려고 한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평화위원회 헌장 초안에는 “더 민첩하고 효과적인 국제 평화 구축 기구가 필요하다”며 “지속적 평화는 실용적 판단과 상식적 해결, 너무 자주 실패해 온 접근 방식 및 기관으로부터 벗어날 용기를 필요로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 외교관은 “이것은 유엔 헌장 근간을 무시하는 ‘트럼프판 유엔’”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다른 서방 외교관들도 이 계획이 실현될 경우 유엔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은 겉으로는 표정 관리에 나서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우려를 내비쳤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평화위원회에 관한 질문에 “회원국들은 다양한 그룹에 자유롭게 결합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유엔은 부여된 임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고위 관계자는 “유엔만이 전 세계의 크고 작은 모든 나라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도덕적·법적 능력을 갖춘 유일한 기관”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안날레나 베어복 유엔총회 의장은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우리가 유엔의 역할을 의심한다면, 매우 어두운 시대로 퇴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까지 친트럼프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총서기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남미의 트럼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동참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편 유럽 대부분 국가들은 명시적 언급을 피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럽 주요국들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탈리아는 우리의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으나, 가자지구 재건에 국한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가자지구를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위원회 구상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세부사항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위원회 실권을 쥐고 통제하는 상황에서 유럽 주요국들이 참여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아 보인다. 평화위원회는 다수결로 결정을 내리며 회원국들은 각 1표씩 행사할 수 있지만, 종신직 의장을 맡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권한을 갖는다.
워싱턴포스트는 유럽 고위 관료를 인용, 유럽 지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린란드 문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유럽 지도자들이 또 다른 갈등을 일으키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직 외교관으로 미 행정부에 중동 문제에 대해 자문해 온 애런 데이비드 밀러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실질적 외교이지, 보여주기식 위원회 구성이 아니”라며 “대부분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파리 기후변화 협정, 세계보건기구(WHO),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에서 탈퇴했으며, 최근 66개 기구에서 무더기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유엔 정규 예산의 22%를 부담하지만, 현재 15억달러(약 2조2108억원)이 체납된 상태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신년기획]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북한군 파병1년
① 북한군이 진화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위치한 마이단 광장. 이곳은 2014년 유로마이단 혁명이 일어난 장소로 ‘민주광장’이라고도 불린다. 지난해 10월 찾은 이곳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사자들을 기리는 깃발이 많이 꽂혀 있었다. 그중에 유독 쿠르스크에서 사망했다는 표식이 많았다.
우크라이나는 2024년 8월6일 최정예부대를 앞세워 러시아 국경을 넘어 쿠르스크를 점령했다. 쿠르스크는 농축업을 주로 하는 농촌마을이었다. 1980년대 러시아는 이 농촌 지역에 열병합발전소를 세웠고,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을 건설했다. 러시아의 3대 핵발전소 중 하나인 쿠르스크 원자력발전소도 이곳에 있다. 그중 쿠르스크의 수자(Sudzha)시는 유럽으로 향하는 러시아 천연가스 관문이 있는 곳으로 전략적 가치가 크다.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진격 작전은 동부 전선(돈바스)에 집중된 러시아군의 화력을 분산하고, 향후 종전협상 시 러시아에 점령당한 우크라이나 영토와 교환할 수 있는 ‘카드’를 얻기 위한 것이었다.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점령은 러시아 입장에서는 제대로 허를 찔린 셈이 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본토가 외국군에 점령된 첫 사례라 러시아 내부적으로 정치적 부담도 컸다. 러시아가 쿠르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군대를 보내려면 어쩔 수 없이 돈바스에서 싸우는 군인들을 분산시켜야 했다. 이 부분이 러시아가 북한군 파병을 원했던 이유다.
2024년 6월19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했다.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서명했다. 이 조약의 가장 핵심적인 조항은 제4조인 “어느 일방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다른 일방은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한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이다. 사실상 군사동맹이다. 북한군 파병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같은 해 10월 북한군 병력 1만3000명이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고, 12월 초 쿠르스크에 배치됐다.
쿠르스크 진격 초기 선봉에 선 우크라이나 부대는 정예인 제80공중강습여단이다. 이 부대는 지난해 1월부터 북한군과 본격적으로 교전을 시작했다. 80여단 정찰부대 중대장인 콜사인 ‘리’는 무리를 지어 움직이는 북한군을 발견했다. 그는 “정찰드론을 통해 보니 북한군은 생각 없이 10명, 20명, 30명씩 무리를 지어 걸어왔다”며 “그들은 쉽게 제거됐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장의 가장 큰 특징은 ‘드론전’이다. 드론이 폭탄을 싣고가 적진에서 폭발한다. 특히 FPV(일인칭 관찰자 시점) 드론은 상당수 전사자를 만들어낼 만큼 치명적이다. 북한군에게 듣도 보도 못한 병기였다. 드론은 날아가 북한군 병사 무리에서 터졌고 사상자가 속출했다.
하지만 이는 초기에 한정됐다. 같은 80여단의 정찰병 콜사인 ‘브라운’은 “북한군은 시간이 지나자 점점 진화했다”며 “북한군은 우리가 더 큰 병력에 주의를 빼앗긴 틈을 타 다른 북한군들이 우리 측면에서 은밀히 우회해 공격했다”고 말했다. 북한군이 드론을 운용하는 것도 관측됐다. 파병 두어 달이 지나자 북한군은 더 이상 드론에 속절없이 당하는 오합지졸 군대가 아니었다.
우크라이나군의 제225독립돌격대대는 장갑차와 드론을 이용해 북한군과 가장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전장에서 북한군 군복 조각과 한글이 적힌 메모 등을 확보해 전 세계에 공개한 바로 그 부대다.
225대대의 에븐 상사는 “북한군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방법으로 전투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들판에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오전 5시경 드론병이 정찰하고 있었음에도 북한군은 수풀로 위장하고 무려 1.8㎞를 기어서 우리 코앞인 50m까지 왔다”며 “북한군의 급습을 받고 교전이 시작됐고, 2~3시간 뒤 지원병력이 도착해서야 북한군을 모두 사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에븐 상사는 “정말 놀랐다. 북한군은 매우 훈련이 잘돼 있었다”며 “더 놀라운 건 그들 중 누구도 도망가거나 항복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말 그대로 ‘편도 티켓’(one-way ticket)만 갖고 있는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잡힌 한 러시아 병사는 “훈련소에서 북한 군인들을 봤다. 약 1500명이 있었고, 그들은 러시아 군인들이 배우는 모든 것을 배웠다. 전투 행동, 사격, 전술, 전략 등이다. 우리는 함께 먹고, 함께 샤워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를 보여주며 “그곳은 쿠르스크의 ‘포스토얄리예 드보리(Postoyalye Dvory) 훈련소’”라며 “통역사들이 북한군과의 대화를 도왔다”고 했다.
준비되지 않은 파병이었던 만큼 초기에는 혼란도 많았다.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을 전혀 구분하지 못했다. 북한군이 러시아군 장교를 포로로 잡은 사건도 있었다. 러시아군은 식별을 위해 붉은 완장을 찼다. 그는 “붉은 완장이 없으면 끝이다. 바로 북한군에게 사살당한다”고 말했다.
언어 소통의 문제도 심각했다. 9개월간 쿠르스크에서 작전을 했던 우크라이나 영토방위군 사령부 공보국장 올렉시 드미트라시키브스키 대령은 “우리 드론 영상에서 러시아군과 북한군이 서로 다투다 총격전으로 이어진 장면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인터뷰한 대부분의 러시아 포로들은 북한군에 대해 매우 강한 부대라고 말했다. 한 러시아 포로는 “북한군은 우리보다 더 자주 훈련했고, 그들의 교관들은 더 강도 높은 훈련을 시켰다”며 “우리(러시아) 교관들조차도 그들이 어떻게 하는지, 우리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비교하며 그들을 모범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러시아 포로인 미카엘은 “북한군은 빠르고, 용감하고, 게으름 피우지 않았다”며 “터미네이터 같았다. 달리고, 뛰고, 지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군 부대가 일반 부대가 아니고 정예군이었으리라 추측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북한군 정찰총국과 폭풍군단이 파병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포로인 아톰은 “2025년 4월경 북한군과 전투를 했는데 그들은 정말 전투를 잘했다”며 “쿠르스크 지역 대부분은 북한군이 해방시켰다고 들었다”고 했다. 러시아군은 쿠르스크를 9개월 만에 탈환했다. 푸틴 대통령이 군복 차림으로 달려갈 만큼 중요한 승리였다. 이 승리에 북한군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의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양 국가의 전쟁포로 숫자는 굉장히 많다. 하지만 알려진 북한군 포로는 2명뿐이다. 북한군 포로는 왜 적을까.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정부는 북한군 포로들을 공개했다. 한 명은 턱에 붕대를 감은 모습으로, 또 한 명은 누워 있는 상태로 목소리와 얼굴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 그 이후 추가적으로 알려진 북한군 포로는 전무하다. 그 의문은 우크라이나군 225대대를 만나고 풀리기 시작했다.
225대대 페트로 중사는 지난해 2월 새벽 북한군과 교전했다. 그는 교전 수칙대로 부상당한 북한군 병사에게 다가갔다. 그의 몸을 수색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병사는 수류탄을 들고 있었고, 곧바로 안전핀을 뽑았다. 페트로 중사는 간신히 몸을 피했지만, 북한군 병사는 사망했다. 페트로 중사는 “교전했던 모든 북한군은 포로가 되느니 자폭을 선택한다”며 “대부분 포로의 길을 선택하는 러시아군과 다르다”고 말했다.
러시아군 포로 중에는 죽느니 포로가 되는 길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 러시아군 포로는 “(우크라이군의 포격이 시작되자) 스스로 우크라이나군 진지로 가서 포로가 됐다”며 “나는 그냥 총알받이일 뿐이라는 걸 깨달았고, ‘200번’(전사자)이 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또 다른 포로도 “같이 싸우던 전우들이 항복을 제안했다”며 “나는 25세밖에 안 됐다는 걸 깨달았고, 발포 없이 항복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절대로 항복하지 않고 자폭을 선택하는 북한군의 모습은 우크라이나군에는 충격이었다. 드미트라시키브스키 대령은 “대대장이 북한군 병사 하나를 생포했는데, 그 병사는 자기 팔의 혈관을 스스로 깨물어 끊고 죽었다”고 전했다.
안드리 체르냑 정보총국 대변인은 “북한군은 (북한의) 선전으로 인해 완전히 세뇌되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람들”이라며 “김정은을 ‘태양’으로 생각하는 북한군은 포로가 되면 자살하도록 확실하게 세뇌교육이 됐는데, 이렇게까지 세뇌가 심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언제든 죽을 준비가 되어 있고 앞으로만 전진하는 군대, 두려움을 모르고 스스로 실전에서 진화하는 북한군을 러·우 전쟁에 참전시킨 것은 러시아 입장에서는 신의 한 수가 됐다. 반면 생각지도 못한 북한군으로 인해 쿠르스크에서 퇴각한 우크라이나로서는 뼈아픈 손실이 됐다.
이후 북한군은 공병부대와 지뢰제거부대를 파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우크라이나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은 러시아와 군사적 협조관계에서 혈맹의 관계로 발전했다”며 “이는 한반도 안보에도 미치는 영향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은 북한군에 대비하지 못한 군대였지만 한국군은 대비하는 군대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키이우(우크라이나) 김영미 국제분쟁전문PD
정리=박병률 기자
10·29 이태원 참사를 ‘직접 경험’했다는 피해자 중 정부에 피해 신청을 한 비율은 10%에도 못 미친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피해 신청을 한 뒤에도 정부가 자료 보완을 거듭 요구해 어려움을 겪은 사례도 있었다.
‘이태원을 기억하는 호박랜턴(호박랜턴)’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이런 피해자 실태조사 결과를 밝혔다. 호박랜턴은 이태원 참사 이후 참사 생존자와 참사를 기억하는 지역 주민·연구자·활동가 등이 결성한 시민모임이다.
조사는 이태원참사진상규명법에 명시된 피해자뿐 아니라 ‘나도 피해자인가’ 고민하는 사람들도 응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법은 희생자 가족, 구조 참여자, 당시 참사 현장 인근에서 매장을 운영하거나, 일하던 사람만을 피해자로 규정한다. 조사를 설계한 권하늬 호박랜턴 활동가(서울대 사회복지학 박사 수료)는 여기에 주민이거나 일회성으로 이태원을 방문했다가 참사를 목격한 등 경우 등을 추가했다. 권 활동가는 “다양한 피해자의 모습을 확인하고, 신청에 어려움을 겪는 등 문제를 개선할 방안을 모색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사는 지난해 10월9일~12월31일 소셜미디어 홍보를 통한 설문을 받아 진행했다. 응답자 총 314명 중 희생자 가족은 41명이었다. 구조참여자는 24명, 인근 사업자·노동자는 92명, 거주자는 49명, 이태원 방문자는 74명,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참사를 접한 사람은 30명, 기타 참사로 인한 피해로 회복이 필요한 사람은 4명 등이었다.
314명 중 135명이 ‘직접 경험에 의한 정신적 피해’를 겪었다고 답했다. 85명이 소득 감소·휴직 등 경제적 피해를 겪었다고 밝혔고 44명은 부상 등 신체적 피해를 겪었다고 답했다.
참사 후 ‘공적 지원을 이용했다’는 답은 35건이었다. 101명은 가족·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인터넷 검색으로만 방법을 찾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답한 사람도 총 156명이었다. 권 활동가는 “사적으로 자구책을 마련했다는 응답이 공적 지원을 받았다는 경우보다 훨씬 많았다”며 “피해자들이 참사 이후 ‘방치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에 이태원 참사 피해 신청을 한 응답자는 12명에 불과했다. 직접 참사를 경험해 정신적 피해를 겪었다는 응답자를 기준으로 해도 10명 중 1명꼴이다. ‘신청을 고민하고 있다’는 응답자 80명 중 ‘피해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다’고 답한 사람은 48명에 달했다. 참사를 떠올리고 싶지 않거나, 2차 가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이주현 호박랜턴 활동가는 실제 행정안전부의 참사 피해 신청 경험이 있는 5명의 사례를 검토해 발표했다.
A씨의 경우 참사 당시 ‘현장 부상자’ 명단에 포함돼 별도 서류 제출 없이 수월하게 피해자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참사 당일 압착 현장에서 인근 클럽 직원에게 구조된 뒤 참사가 수습될 때까지 클럽 안으로 대피했던 B·C씨는 여러 차례 자료 보완 요청을 받았다. 행안부는 “‘이태원 참사로 인한 피해’라는 문구가 참사 직후 받은 의사 소견서에 있어야만 피해가 인정된다”고 안내했다. 행안부는 ‘교통 기록’ 등을 내라고도 요청하기도 했으나, 참사로부터 2년 이상 지나 남아있지 않았다. 이 활동가는 “‘부상자 명단’에서 빠진 피해자들의 경우 모든 피해를 하나하나 증명해야 하는 입증 책임을 떠안았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조인영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현행 체계에서는 피해자가 스스로 피해를 설명하고, 정부가 요구하는 자료를 제출해 장시간의 심사 과정을 견뎌야만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행정 절차를 끝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가 사실상 기준으로 작동하게 되는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전병훈 10·29 이태원참사 피해구제추모지원단 피해심사과 과장은 “피해 신청에서 어려움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매뉴얼을 만드는 등 보완을 하고 있다”며 “증빙 서류가 미흡하더라도, 대한법률구조공단 등에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시행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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